이집트 남부 끝자락의 아스완은 수단과의 국경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로 이곳에는 수단을 내려다보고 있는 거대한 사암 절벽의 신전이 있습니다. 위대한 람세스라고 불리는 이집트의 람세스 2세 대왕에 의해 건축된 고대 이집트의 놀라운 문화유산인 아부 심벨 신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아부 심벨 신전의 역사
아부 심벨 신전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3200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BC 1290년부터 64년간 이집트를 통치했던 람세스 2세는 자신과 아내인 네페르타리 여왕을 기리는 신전을 건축하게 하여 BC 1264년경부터 BC 1244년경까지 20년간 사암 절벽을 깎아 두 개의 신전이 건립되었습니다. 이 신전은 수단 국경 근처에 지어졌을 뿐 아니라 30미터가 넘는 람세스 2세의 조각상들이 위용을 떨치며 수단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람세스 2세는 이집트를 다스리는 동안 주변 국가들인 히타이트, 팔레스타인, 누비아 (지금의 수단)와 전쟁을 벌여 많은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누비아와의 국경을 지키기 위해 고심하던 중 누비아에게는 이집트의 위용을, 국경의 이집트인들에게는 자부심을 줄 수 있는 신전을 건축하게 했습니다. 아부 심벨의 대신전 앞에는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좌상 4개가 신전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신전은 그가 사랑했던 아내 네페르타리 여왕의 단명을 슬퍼하여 여왕과, 미와 사랑의 신 하토르 여신에게 바치는 신전을 건축한 것입니다. 아부 심벨 신전은 모래 속에 묻혀 있다가 1813년 스위스의 요한 루트비히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발견되어 1817년에 발굴되었습니다. 그 후 1960년에 이미 기초 공사가 시작되어 있던 이집트 나일 강의 아스완 댐이 현대적 방법으로 건설되면서 수위가 증가하게 되자 많은 인류학자들은 아부 심벨의 수장 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이에 UNESCO에서는 세계 50여 개 나라로부터 미화 3억 달러라는 거금을 모금하여 아부 심벨 이전 공사를 추진하였습니다. 현재의 아부 심벨 신전은 원래의 위치에서 65미터 더 높은 곳으로 옮겨져 있으며 신전 내에 있던 작은 신전인 덴두르 신전은 아부 심벨 이전 공사에 가장 많은 후원을 한 미국에 기증되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아부 심벨의 구조
나일 강변의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아부 심벨 신전은 대신전과 소신전 두 개의 신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누비아(지금의 수단)를 내려다보고 있는 대신전은 그 입구에 약 33미터에 달하는 4개의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좌상이 입구를 중심으로 좌, 우에 2개씩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중 입구 바로 왼쪽의 좌상은 지진으로 인해 상체가 무너져 내렸지만 파괴된 상체는 두 개의 람세스 2세 좌상의 발 앞에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각각의 좌상의 발 사이와 좌상들의 사이사이에는 람세스 2세의 왕비, 어머니, 왕자와 공주들의 입상이 조그맣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신전 안에는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오시리스 신이 천정을 받치고 있는 여덟 개의 기둥에 조각되어 있으며 천정에 조각된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독수리는 파라오인 람세스 2세의 권능이 신의 권능과 같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대신전의 벽에는 람세스 2세가 출정했던 전투를 부조로 새겨 파라오의 용맹함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신전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지성소에는 4개의 좌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왼쪽으로부터 저승신 프타, 태양신 아문 라, 람세스 2세, 마지막에 태양의 운행을 다루는 또 하나의 태양신 하라크테가 있습니다.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이전하기 전 원래의 아부 심벨 위치에서는 매년 2월 21일 람세스의 생일과 10월 21일 대관식 기념일에 일출의 첫 빛이 지성소까지 깊숙이 들어 좌상들을 비추었으나 저승신 프타에게는 햇빛이 닿지 않도록 치밀하게 건축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이집트인들의 천문학, 건축학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정확성에 경이를 느끼게 합니다. 왕비와 여신 하토르에게 헌정된 소신전은 람세스 2세의 대신전보다 더 앞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소신전은 이집트에서 왕이 왕비에게 헌정한 최초의 신전이기도 합니다. 입구에는 20미터에 달하는 람세스 2세의 입상 4개와 같은 크기의 네페르타리 왕비의 입상 2개가 서있습니다. 한 발을 앞으로 내딛고 있는 모습으로 걸어 나오는 것과 같이 보이는 입상들이 좌, 우 동일하게 세 개씩 있으며 람세스 2세 사이에 왕비의 입상이 서있습니다. 대신전과 마찬가지로 왕자와 공주들의 작은 입상들이 각각의 조각상 다리 뒤쪽에 부조되어 있습니다. 소신전의 열주실에는 대신전의 천정을 받치고 있는 오시리스 대신 아름다움과 사랑의 신으로 알려진 하토르 여신이 조각된 6개의 기둥이 천정을 받치고 있습니다. 벽에는 신들에게 제물을 바치는 람세스 2세와 네페르타리 왕비의 모습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3. 신전의 보존을 위한 이전 공사
아스완 댐의 건설로 인해 수장의 위기에 처한 아부 심벨 신전의 이전 공사는 UNESCO의 주관 아래 1959년 초대형 문화재 보존 프로젝트로 시작되었습니다. 공사는 1964년 해체 작업을 시작으로 신전의 모든 조각들은 평균 20톤에 가까운 크기로 잘라져 하나하나 옮겨졌습니다. 나일강에서 원래의 위치로부터 200미터 떨어진 고지대에 신전이 다시 조립되었고 신전이 모두 옮겨지지는 못했으나 아부 심벨의 대, 소신전의 핵심 유적들은 모두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아부 심벨 신전 이전 사업은 1972년 파리에서 열린 UNESCO 총회에서 세계유산 조약이 체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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